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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민중문화이야기

한글날의 견훤: 많은 사람들의 부탁을 받잡고

by 마음대로다 2012. 10. 9.

한글날의 견훤: 많은 사람들의 부탁을 받잡고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데, 조오련과 거북이, 누가, 내 팔이 빠른지, 내가 사랑했던 민은경 교수와 많은 부분이 닮아서 좋아했던, 그와 같은 교회, 에스이에스 슈가 인기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열연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장난전화라는 컨셉이었고, 유진에게 했다. 자기가 축가를 부르게 되었는데, 같이 하자고. 선약이 있다니까, 그 전날이라고. 그리고 세곡을 불러야 한다고. 세곡이나 해야 하냐고 하니까. 실은 자기 언니 결혼이 이번이 세번째라고 하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쓰려질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웃기지 않았다......

 

언젠가 고시 식당에서 밥을 먹을 일이 있었는데, 여자가 장사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수녀님과의 통화가 좋은 것이 괜찮은 장대처럼 여겨졌다. 흐물거리는 것보다는, 말마디가 그나마 남자를 좇으려고 노력하는 태껸의 품새가. 일이 주가 지나서,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번에는 절에 가려고 한다고 했다. 때가 되면 절에도 간다고 했다. 폴 모리아...... 나는 그러라고 했다. 내가 판결권을 갖는 것도 아니고, 옛날에 수많은 철못으로 만든 버스를 올라탈려고 해도, 꼭 누군가 생선꾸러미를 들고 있었고, 버스에서는 기름 냄새가 세어 나왔고, 비닐 포장의 의자, 철재 손잡이, 버스 안은 벌써부터 서울 남영동 사무실 사람들의 네크로필리아틱한 포물선을 향기 맡을 수 있었다. 지식인이 타면 이것은 나의 향기다 하겠지만, 민중들은 다만 왜 이리 피곤하지? 밥을 안먹고 돌아다녀서 그런가? 잠이 들 뿐인. 바로 그 햇빛과 각도, 꿈에서까지 덜컹거리던. 나는 여자가 너무나 피곤하고, 기를 쓰고, 애를 쓰는 모습이 안스럽기도 했다. 나는 절도 좋아하고, 다닌 곳도 있으니까, 어디를 가느냐고 궁금해 했다. 그냥 가까운, 아는 절이 있다고 했다. 다니려면 큰 절에 가라고 했다. 나는 보다 많은 말을 하지 못했지만, 절은 사실 큰 절 작은 절 할 것 없이 모두 작은 절인 것이다. 교회는 작은 교회 큰 교회 할 것 없이 보이지도 않지만.

 

여자는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내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와 그제, 그그제를 지내오고는, 아, 이런 패턴으로 내일을 예견할 수 있겠구나. 그런 것이 없다. 슈가 그래서, 웃음을 참기 위해서 연기 중에 눈물을 내비쳤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본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유진이 전화상으로 뒤늦게, 너 지금 장난하는 거지? 했다. 위일청과 백일집. 백일하에 우리는 모든 것이 몰래카메라였다고 선언하고, 선언받는 르네상스기의 셰익스피어 연극단이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러나 거장 미켈란젤로도 이런저런 왕족과 재벌들의 눈치를 보았고, 지암 밥티스타 비코의 글은 고통스러운 사물간의 상상력이며, 우주론의 철학자 브루노는 화형을 당했고, 우리들의 신문사들이 틈만 나면 발음하고 싶어하는 마키아벨리즘은 그의 저작이 쓸데 없이 무서움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무엇이 르네상스일까? 장자끄루쏘. 보편적인 자크와 콩나무. 아름다운 서양 여배우, 르네 루쏘일까? 르네상스는 사실, 어제의 소중한 부분을 기억하고, 내일의 붕괴되지 않는 절터를 지키는 것으로 가능하다. 비너스의 탄생. 여자 그림들은 아름답지만, 이진법일 뿐이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이진법으로 덮어주려고 노력한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르네상스인가? 결혼을 세 번 했다는 수가성의 여자는, 지혜가 있다. 수많은 사람과 결혼을 한들, 눈치 보면서 이스라엘 사람에게만 몸을 판들, 라합,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라합을 사랑하셨고, 둘은 견훤할 수 있었다. 삼국사기와, 텍스트 바깥의 신라 사람들. 그리고 홀로 물을 길러 마을 바깥까지 나왔다면, 얼마나 몸이 고단하고, 사람들의 즐거움과 거리가 있는 것인가? 그것은 처녀이다. 여기서 처는 터와 같다. 한자 處의 바로 그것이다. 결혼해도 예수님과 결혼한다. 결국 그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어째서 젊었을 때는 그런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아는 여자들이 간혹 있고, 그들은 서울 교보문고나 반디엔루니스를 다니는 하트렉! 아름다운 음반녀나 책녀들이다.

 

에스이에스 슈의 오천만원만 빌려달라는 애타는 말이 나와 공명하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빌려달라고 하고 싶다. 씨비알천알알 공팔년도 것이 천이백으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광주 혼다 대리점 직원의 것 같은데, 혹시 먼 친척 중에 탤런트 김지수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생김새가 비슷하다. 왜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인터넷, 아니 탤런트가 뭐 별건가? 군대에 있을 때도, 선임 중에 한 명이 자기 이모가 유명한 모델이라고 했고, 사진까지 보여주었다. 나는 내 형이 동국대 영영과 대학원에 다니고, 채시라와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사인까지 받았는데, 그것을 편지로 받아보았다. 그 검정색 씨비알천알알은 인간 소망과 존재의 기준을 내비쳐준다. 눈이 아주 크고, 쓸데 없이 장횡거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겁먹지 않으며, 자기가 태운 기사와 함께 오직 앞을 향해서만 불꽃같은 의지를 보여준다. 빠이어 블레이드..... 내 친구 중에 오천만원 가량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없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다. 있을 것이다. 생각으로는 없다 해도, 이런 희망의 글쓰기에서는 말이 씨가 된다고, 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토바이가 결혼 같은 것인가? 그냥, 사귀는 것 아닌가?

 

 

 

*

 

 

오늘도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은

뜻모를 백제의

구조주의적 역사를 터널한다.

 

가요가 선비를 잡아먹는

시간으로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