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과 하얼빈
김창옥의 언변은 진정 아까운 데가 있다. 아쉬움은 없다. 이런저런 핑계도 없고, 다만 유인촌만 같다. 그가 환생한 박수근이어서, 대학로에서, 신생 여배우들을 사귀면서, 적당한 청춘 드라마, 대학 드라마를 찍으면서, 사생결단, 살신성인, 인간시장, 그런 마음가짐으로 상대에게 종말론적인 휴머니즘을 심어주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신라호텔, 워커힐호텔, 마리나호텔, 호텔들을 전전하면서, 이제는 여자 쪽에서도 남자가 화가가 될른지, 아니면 시인이 될른지, 연설가, 발성가, 혹은 새로운 세종대왕의 얼굴가죽을 될른지 모르는 상태에서, 서울에서, 숱한 호텔의 높이에서, 그래도 우리는 가타부타, 쿤테킨테, 그것을 두고 말할 수가 없다. 그것은 잔잔한 정치행위이고, 잔잔한, 잔다르크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여자..
2024.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