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선이 아니기 때문에, 선하게 살 수 없는 것이다. 한국어는 매우 조형적으로 도덕을 가르치고 있다. 선으로 따지면, 머리털만 봐도 인간은 얼마든지 안선하게 살 수가 있다. 선을 권하고, 따지고, 묻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머리털 선 하나 뽑아 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우스개가 아니고, 권율, 그러니까 실재이다. 하지만 선 하나가 사람 안에 있는 어떤 결처럼, 결정적인 것이 드러나게 되는 경우에는, 그처럼 머리털을 뽑아주는 사람의 육체가, 갑자기, 무슨 레이저 수술처럼 괴리가 되는 것이다. 말도 하고 손도 움직이고 평상시 일을 지속시키다가, 마침내 분리되어 서로 떨어져도, 한 오분 가량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는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선은 그런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마침내 그런 사람을 눈앞에서 보고 싶어서이다. 아무튼 그와 같은 장관은, 스펙타클은, 우리를 흥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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