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
하다하다 한글까지도 사랑스럽다.
우리는 한글을
대학에 노트가 필요하듯이
그것을 다 적고 나면 우리는 급격하게
어둠에 휩싸이고
노론 아니면 소론이 되는 것이다.
대학에서 노트를 다하기까지
시간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제논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는 것이다.
원래는 국문학입문 대학교재 표지로서
디자인되었다가
국문학입문을 해주기로 했던
박광수 교수가 펑크족이 되는 바람에
출간이 취소되고
다만 표지로만 있다가
나중에 대학노트로 활용된 것이다.
은은은 어째서 은은이라고
했는지, 훗날 박광수 교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되었다.
그때 우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여러 메달, 금과 함께
소중한 은을 두 개 따냈는데
그게 글쎄 기쁘더란 것이다.
바그다드 카페라는 영화가 있었다.
우리의 배움이라는 것이
다만 정신이 헤롱할 때를 지나치는 것이라면
내게는 그 영화의 주제가가 그렇게
좋게 느껴지고 그랬었다.
실은 영화이기도 했다. 강소라가
은신해 있는, 교수와 싸웠는지,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권력투쟁의 스토리도 아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일년 선배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선배는 김포에 살았다. 친구들은 어째서 찾아가느냐
했다. 전화도 있고 하는데 말이다.....
우리 강소라는 너희들은
그래서 글러먹은거야 했다.....
그 표정이 다소 드라마틱했다.
소라는 가는 중에, 누구집 연탄을 날라주었고
Ni Volas Interparoli
옷을 나름 평상복차림으로
조금은 잡지의 것을 따라 입었는데
약간 지저분해진 것이다.
......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전화가
오지 않았느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