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무한
우리는 판테온이 명륜당을 닮았는지, 아니면 순우리말 슬픔픔픔을 닮았는지,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정도에서 말장난을 할 수 있는 유인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오늘도 비오는 종로의 거리를, 한국 영화 폰의 계속되는 촬영처럼, 뭔지 모르게, 그것은 계속되는 것 같으니까, 지식적으로, 역사적으로, 지식역사적으로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교수가 발표를 숙제 내주고, 사람들은 디아스포라,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현상적으로, 영화를 또 보게 되고, 틀어주면 또 보게 되고, 그렇다고, 완전히 지식사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 같지도 않는. 그것은 미국 영화 엣지오브더월드도 비슷한 양상이고, 현상이다. 또 보게 되고, 틀어주면, 그들은 누구인가? 또 보게 된다. 나는 유인영을 만나, 사람들은 둘의 애정행각에 행여 방해가 될까 적극적으로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유인영은 나의 바람대로, 매우 적극적이고, 주의주장이 강한, 생체 의지가 강한 옷을 입고 나온 것이다. 우리는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선과 악을 채워넣을 수 있듯이, 그것의 엣지오브더월드,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나이가 스무살 중반만 넘어가도 기억이 나지 않는 학교를, 좀비 영화를 좋아하던 기숙사 룸메이트처럼, 다시금 좀비처럼, 한명회를 부관참시하는 것처럼 다시 불러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말한다. 엣지오브더월드에서 우리는 맨처음 그냥 죽는 것이다고 말이다. 영화는 불혹처럼, 혹은 옛날 소년잡지의 부록처럼, 계속되는 것이다고 말이다. 우리는 스크럼을 짜면서, 차가 밀리는 것처럼, 가다서다를 반복할 수 있다. 내 친구와, 저녁에 영화를 보고, 종각까지 걸어가던 것이 생각이 난다. 사람은 확실히 뿌린 대로 거두고, 정성 성자, 성리학이 정성 성자 성리학이라고 누군가 하고 싶어했던 것처럼, 정성스럽게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확실한 것 같다. 유인영은 흡수하는 것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방탄소년단으로나 살지만, 한 번 괴물의 얼굴을 빡쳐 보게 되면, 그 무엇과도 연결되지 않는 그 무엇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영화를 한 번 보았을 때는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보고 또 보니, 처음의 이상한 세계관이, 내가 죽음으로써 깨끗하게, 그리고 죽기 전에, 사람들의 회상의 힘에 걸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에 도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무엇으로도 영화는 사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다. 사탄의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사람들은 공부하고, 성리학이 섹스의 성리학이 아니라, 정성 성의 성리학임을 증명하였었던가? 영화를 대충, 사피엔스가 있는 것을 섞어서, 그리고 숱한 서스펜션을, 부속만 따와서 넓은 공장을 채운다면, 누군가 그것을 초능력으로 연결시킨다면, 엣지오브더월드 같은 영화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사탄의 지배와 같은 영화를, 우리가 크레모아 적 방향을 가슴에 품고 죽을 때, 그나마 순전히 재미와 의협심으로만 보아줄 것 같은 친구를 만다라, 혹은 전무송,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유영은 좋아하였다. 어느새 삼성빌딩을 지나고 있었고, 유인영도, 때로는 몇십 보 바깥의 유이도 좋아하였다. 그렇지만, 어떻게, 크레모아 적 방향을 가슴에 품지도 않고, 우리는 영화의 사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 일단 그리스 철학을 모르는 것을 모르는 척 하고, 예수님의 신유의 기적들을, 그것의 뜻을 추구하지 않는 것을 모르는 척 하고, 그리스 철학이나, 마태복음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유적을 조금도 모르던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그래서 그와 같은 원챈스, 단 하나 뿐인 기회를 위해서 준비되었던 것일까? 세상은 도식으로 이뤄져 있고, 우리 인간의 지식도 같은 도식적 도시로 형상화되어 있는데, 우리는 갑자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정도로 준비하여서, 깨끗한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그리고 지리적으로도 멀어서, 관심이 지리와도 연결되는 것이면, 뭔지 모르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얼마나 서양은 불쌍하고, 불쌍한가? 지리산의 쌍계사가 유명하다. 얼마나 불쌍하고, 대흥사도 유명하다, 불쌍한가?......
성장하지 않는 어린아이가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세상은 이렇게 끝이 난 것이다.....
'포토샾'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로전 (0) | 2018.05.03 |
---|---|
조광조: 주자가 없는 우리나라에 관한 상상 (0) | 2018.04.24 |
이상하다. (0) | 2018.04.16 |
환청 (0) | 2018.04.13 |
임사홍 그들은 누구인가? (0) | 2018.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