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롬을 읽을 때였다.
고삼이 되어 익힌 것이라고는,
진공관의 모습처럼, 배운 것을 세삼
익히지 않으면 그나마 암기한 것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학력고사라는 것이
하나님이 되는 것이 너무나 싫었던 것이다.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과는
나는 조금 달랐던 것이다.
공부는 더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보다 오랫동안 공부하자니까
먹는 것이 너무 부족하였다. 그래도 다들 느끼는 것이지만
고삼이 되어 했던 것들을 안하는 경우도 없는 것이었다.
머리가 팽팽돌았다.
우리가 팽이가 되어서
교실에 들어서고, 쉬는 시간에
머리를 식히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택하거나
문제집을 택하거나
팽이버섯하였었다.
고삼이 되어, 프롬의 책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추석이 되어, 사람들이
가족들끼리 휴일을 보내던지
특별반으로 학교에 나가던지 할 때
나는 독서실에서 프롬의 책들을 읽었다.
소유냐 존재냐는 삼일 동안
읽을 만 하였다. 고삼의 집단적인 집중력과
독특한 지혜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광주에서부터
나중에는 명작이지만,
처음 내가 볼 때는 혼자인 영화들이 많았다.
그것들은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처럼
서로 연결된다.
연결되지 않으면
취직하고 결혼한다. 연결되면
주자가 되어
사탄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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