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직업병이 있다.
모든 직업은 특수한 것이다. 대신에 시인은 보편적인 것이다. 우리가 전쟁시에는, 보편적이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아직까지 찍지 못했던 것이고, 직지, 앞으로도 영원히 찍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다윗이 있고, 다윗의 시편이 있고, 시가 있다는 나의 주장은, 다윗의 시편만큼이나 영원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 특수해진다. 처음에는 읽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읽으려고 하고, 감언이설로, 혹은 당근과 채찍으로, 노력하다 보면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불교의 서적을 특수하게 보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것은 정확한 것이, 옛말에 그것은 정확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모든 특수함의 항목을, 산마루까지 가져다가, 다시금 조립한 것이 바로 절이고, 불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생존이 보편적이다. 어떻게 사는지는, 보편적인 것의 아래에 있다. 사람들은 시인처럼 살고 싶어한다. 이문열의 시인을,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영화를 보지 못한 것이 영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그 시절의 미시결정으로 보면, 볼 수가 없었다, 시인을 읽어주고, 받아주자면, 바로 그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내가 태백을 지날 때였다. 그것의 검은색, 그것의 기차역이 그렇게 아름다웠다. 오토바이를 멈췄었는데, 나도 모르게, 원래 익숙한 것이 아니면 달리기만 하게 되어 있으나, 길을 잘못 들었다는 핑계로, 언덕에까지 오른 다음에, 갈 길을 둘러보았던 것이다. 어떤 경비 아저씨가, 애써,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인은 쉽게 되는 것이다. 김용택도 시인인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영문학에 괜히 한번 붙어보는 마음이, 그런 순결한 영혼과, 동시발생적인 낙인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기성 시인의 잘된 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잘된 것은 잘된 것이라서, 관념 앞에서 우리의 육체는 원래 삼손처럼 힘을 잃게 되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더더욱 우리의 몇 개 없는 생명을, 생명나무 열매를 빼앗아 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거기에서, 시인이 되고자 하였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영혼의 전선을, 좌로도 보내고, 우로도 보내면서 지내는 것이다. 전선은 한랭전선. 시인이 되고자 한 것은, 우리들의 가을동화 같은 강원도 드라마에서 더더욱 잘 드러나 있다. 그들의 모습이, 작고 귀여운, 프랑스 만화 스머프 같은 것은, 시가 갖는 어쩔 수 없는 형태 때문이다. 송혜교는 송윤혜, 그러니까 시인이었던 것이다. 송중기는 송중기, 송중한 시인이었던 것이다. 시인과 시인이 만나면, 마이너스가 생긴다. 그것이 착시이고, 그것이 착각이다. 그러나 착시와 착각이 아니면, 다만 한민족이라서가 아니라, 앵글로 색슨, 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용하고, 그것은 힘투조이, 합창도 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에, 합창을 하고 나면, 그렇게 사랑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프고, 힘이 빠지는 것은, 그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하지 못할,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약속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공중같고, 공증같다. 그것은 미국 영화 탑건에도, 일본 애니 유키카제에도 드러나 있다. 대게의 사람들이 직업에 투신하는 것은, 시인의 길이 차단되어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의 예민한 것을 우리는 아직 보고서 받아본 적이 없는 것이다. 우리가 공포의 외인구단에 미쳤을 때, 우리는 외인이라는 말과 함께, 야구가 갖는 한낮성, 혹은 반야의 경지를 향유하였던 것이다. 그 시절의 우리가 그렇게 아름다웠던 것은, 우리 모두가 시인처럼 초겨울의 날씨에도, 전봇대처럼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요된 것이었고,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강요된 것 치고는, 굉장한 것이었다. 그리고 강요된 것 치고는, 매우 성공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런 비평과, 시스템이 없는 관계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우리는 너무 일찍 삼페인을 터뜨렸고, 너무 일찍 해변가에서 모래성 놀이를 했던 것일 것이다. 일단 낭만적으로, 삶을, 사랑을, 물이 닥치면 금방 사라지고 마는 모래성이라고 비유했으나, 문명의 심부에까지 그것이 의미있게 행진하는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사랑이 사라지고 나면, 에프터 스쿨, 그리고 시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 저마다 논개처럼 직업에 투신하게 되는 것이다. 매우 특수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며, 그와 같은 뇌수술에 성공한 케이스는 별로 없다. 그것의 댓가는 혹독한 것이어서, 망각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의 육체는 분열하며, 내가 먹은 두부의 숫자만큼, 감수성, 내 안의 백제가 사라지고 만다. 우리들의 영화가 그랬다. 화엄경이라는 영화가 그렇게, 특수하게, 살아남으려고 노력하였었다. 방랑하는 어린아이를 태우고, 신현준이 파른색 트럭을 타고 황량한 겨울을 지나기도 했었다. 나머지의 것들은 다만 소재들처럼, 그것과 대결하고 있었다.
이문열의 시인을 읽었을 때, 가장 그것의 칼날능선이 내 눈에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보고서라는 것은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다. 뭔가, 보이지 않는 것이 선명해야, 더더욱 보이지 않는것들의 난맥상을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제안하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옛날 소설 편집본을 지나, 강원도에서, 눈길을 걷는 것으로 나올 때는, 내가 강원도에서 산악행군을 하고 있었어서 그랬는지, 매우 만족스러웠고, 감각이 사라지지 않고, 내 앞으로 하늘처럼 펼쳐지는 것 같아, 로고스적인 기쁨이기 보다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느낌이 있었었다. 단순하게 쓰면, 아름다움이 사라진다. 그것의 단순함이 모든 범주의 것에서도 그러하다. 그렇다고, 감각적으로 쓰면, 그것은 감각적인 것에 불과한 것인 것이다. 영화가 그러하다. 사람들을 급하게 내몰고, 기성 비평가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일종의 고질병과 같다. 감각이 수면내시경을 당하는 것과 같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헛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항구에서 검수원으로 일하다 보면, 내가 크레인만 쳐다보다 보니, 직업병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선덕여왕도 자기 남편만 쳐다보다 보니, 직업병이 그렇게 생겼던 것일 수도 있다.
'일반민중문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복되는 시간의 전진의 시간에 관하여 (0) | 2019.07.17 |
---|---|
지정생존자 재밌게 보다가 (0) | 2019.07.09 |
두려움의 어원에 관하여 (0) | 2019.07.01 |
기아 케이 세븐과 스즈키 카타나 (0) | 2019.06.12 |
일본 드라마에는 금기가 있다. (0) | 2019.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