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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야기

헤겔의 보편적인 경험

by 마음대로다 2024. 10. 24.

헤겔의 보편적인 경험

 

 

 

 

 

 

 

 

 

 

 

내가 옛날에 구한말에 살 때, 조선은 사라졌고, 사람들이 어떻게든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하였다. 나도 일조하려고 했으나, 사람들은 극구 만류하였다. 아무튼 나는 하루하루, 일신우일신처럼, 공부하였고, 그런 의미가 있다 여겼다. 우리나라는 비탄에 잠겼고, 나는 늘 술을 말로 마시는 것처럼, 정신이 희미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바깥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일본군 장교가 방문한 것이었다. 나는 늘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일본군 하면 치를 떨었으나, 옷차림만 봐도 기분이 나빴으나, 그래서 그렇게 멋지고, 키가 크고, 반짝이는,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방문자로서, 그렇게 멋지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기 군모를 두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많은 나라의 말을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어떤 일로 방문한 것이냐 물었다. 그는 목례하였고, 자기는 어떤 군부대 소속, 계급은 무엇이고, 주로 방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들어오라고 하였다. 주변 사람들도 눈이, 화성이 갑자기 침공한 것처럼, 눈이 동그래졌었다.

 

그는 자기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는 일본 어디 시골 출신인데, 어려서 학교가 명문이고, 좋고, 선생이 좋아서, 대단히 타이트한 공부를 하였다고 했다. 각반을 두르는 것이, 군대에서 처음이었으나, 자기는 학교 때에도, 그렇게 하고 다녔다고 했다. 나중에는 학교에도 그런 유행이 생겼지만, 시골 학교에서, 자기들이 처음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늘 뛰어다녔고, 항상 공부하였다고 했다. 그것이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유년 교육에는, 그런 것이 정말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그와 같은 암기를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거의 모든 것을 암기할 것 같았고, 자기는 꿈에, 그와 같은 높은 건물의 천장을 본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대학을 철학과를 들어갔고, 권력에도 욕심을 가졌다고 했다. 대학 교수의 가르침이 엉성하긴 하나, 그래도 정확한 부분도 많아서, 지도하면, 그리로 들어가, 공부하고, 공부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말하기를, 그렇지 않고, 대충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했다. 유학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자기의 학습 실력이 대단했으며, 마침내 독일어로 헤겔을 공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알 수 없는 일로, 차출되어, 군대에서 복무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야지에서 전투하는 단순하게 육군으로 지내다가, 대학 공부의 실력이 전해진 것인지, 방첩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본인, 그리고 조선인, 그리고 중국인을 많이 고문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저항하면, 자기들도 독이 올라, 같이 에너지가 상승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고, 정말, 구덩이에 빠진 사람처럼, 자기들도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나는 인정도, 그렇다고 완전히 불인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그는 매우 심각한 내용을 내게 전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면, 고민이, 없었을 것이고, 사람들 눈도 많은데, 나를 찾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알 수 없는 국적의 사람들을 취조하게 되었다고 했다. 자기들은 조선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만나보면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조선인인데, 처음에는 조선인들은 냄새도 많이 나고 배운 것도 없다고 배웠기 때문에, 단순한 선입견으로, 외모와 옷차림 피부까지 새카맣게 변한 사람을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에는 키가 작았고, 어느 날에는 키가 컸으며, 조선말도 했지만, 중국말도, 대충 흉내내는 말들이었지, 정확한 문장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했다. 일본말을 겨우 했고, 조금만 말이 통하고, 금세 횡설수설을 했다고 했다. 어느 날은 아주 키가 작았고, 자기들은 내색하지 않았으나, 그렇게 변신할 때마다,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는 일본의 국왕이고, 지금 당장 감옥에서 꺼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금에는, 말들이 전혀 맞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지만, 한창때에는, 한창훈,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어느 날에는, 저녁에는,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칠 때는, 그 사람이 정말 일본 국왕인가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문에, 사진과 함께,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아니라는 확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의기양양하게, 그때까지는 그렇지 못해서, 조심스럽다가, 감옥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가, 거기에는 파충류의 인간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도마뱀이 서 있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갑자기 쓰러졌고, 한 사람은 엎드려 절하였으며, 자기는 그들에게 박가야로라고 하였고, 아니면 박가, 코모도 도마뱀과 싸우다가, 총을 꺼내, 그를 죽였다고 했다.

 

그와 같은 사건이 있은 후, 십 년 넘게, 자기가 그처럼 쓰러지지 않고, 저항할 수 있었던 근거를 생각해보니까,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던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했다는 것이다.

 

그는 말을 멈추었고,

 

나는 삼십 분 넘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으며, 다만 서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는 내게, 일본에서 자기 알고 있는 고위 장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내가 우연히 일본 감옥에 갇혔을 때, 책을 읽을 게 갑자기 생겨서, 집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일본군 최고 지휘관이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웃으면서, 나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더니만, 자기가 남들에게 말한 것 같다고 했다. 그분 말로는, 정말로 유식하시고, 서양 철학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고 하는 것 같다고. 나는 그럴 수가 없고,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제시대 때, 나는 몇 명의 도움으로, 독일어를 거짐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최신 백과사전을, 어떻게 다 가질 수 있었다. 영어도 비슷하게 하였고, 프랑스어는 읽는 정도만 하였다. 나중에는 영어가 많이 편하였고, 한국어를 하는지, 영어를 하는지 모르는 때가 많았다. 일본에도 그런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헤겔 철학에 대해 내게 몇 가지를 물었고, 나는 그 질문이 너무나 훌륭하여서, 나도 또한 최선을 다해 답하였다. 나는 헤겔 철학이 남다른 것이 아니라, 가장 헤겔 철학이 인간이 철학을 한 이래, 가장 철학적이고, 단 하나의 철학이기 때문에, 훌륭하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배움의 그와 같은 지점에서, 어설프게 대충 넘기고, 죽고, 남들도 죽는 것을 방관하고, 심지어는 죽이기도 하는데, 헤겔은 최선을 다해, 그것의 의식까지도 분석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니 시간도 없는데, 대충 이상한 것이나 공부하고 죽는 것을, 매우 이상하게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했다. 일본군 이름은 가와구치였는데, 그런 나의 말을 듣고, 나를 그렇게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는 내게 자기들 일본은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했다. 자기들은 그나마, 가장 서양 철학을 잘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는 엄청난 수의 코모도 도마뱀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