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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야기

박수 길채는

by 마음대로다 2023. 10. 22.

 

 

 

박수 길채는

별은

내 가슴에

오나라

 

 

 

 

 

 

우리는 아버지라는 저절로길의 위력을 안다. 나는 아버지가 없다시피 해서, 아버지가 부자고, 집이 있고, 용돈을 주고, 하는 것들을 기적과 같이 관찰하곤 했다. 하지만 범죄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우연히 성적이 좋았고, 어렸을 때부터 좋았던 것이, 여든까지 좋을 팔자로 있다. 만일 누군가 쏘카, 아반떼 엔을 사준다면, 그와 같은 것에 불을, 기름을 붓는 격이지 않겠는가 싶다. 사람들도 쏘카, 그와 같은 방정식을 염두에 두고 있고, 시험 삼아 생각하고 연상하곤 한다. 어머니의 저절로길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진정, 원자폭탄과 같았던, 마마스엔 파파스, 캘리포니아 드리밍 같은 것일 것이다.

 

서울은 그와 같은 저절로길로 이뤄져 있다. 저절로길이라는 것은, 우리가 에스컬레이터를, 계단 없이, 보통의 길처럼 해놓은 곳이 있는데, 언젠가 그것을 한국어로 어떻게 할지 문제를 내준 것이 있었다. 인터넷을 하다가, 나는 저절로길이라고 응모를 하였는데, 결과는 모르고, 내게는 답장이 오지 않고 했었다. 어쩌면 문제를 내준 것들도 저절로길이어서, 늘 그런 것에 관심이 있다가, 내게마저 저절로길처럼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클래식 음악처럼, 경쾌하고, 동시에 슬프고 그렇다. 서울은 얼마나 저절로길, 예쁜 소녀들이 많은지 모른다. 예쁜 소년들은 본 적이 없고, 철학을 하지 않으면 죄인이며, 군대를 아직 가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도 미성숙한 무한궤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쩌면 앞으로의 한국을 암시하는 것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예쁜 소녀들이 그렇게 많은데, 그것은 상점도 그렇고, 높은 건물들도 그렇고, 영화적인 의무로도 그랬다. 노래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낼 때, 우리는 진정 아름다운 시대를 살았노라, 그렇게 지금은 한국어적인 의구체를 마음껏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사각형이라고 노래하기도 했고, 우리는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은 제법 사각형 같았다고 돌아볼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저절로길은 그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것의 마지막이 싸이가 아닐까 한다. 주자학이 되지 못하는, 돌아보면, 지금 한창 유행 중인데, 그것을 어떻게 돌아보게 되면, 정말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은 신비한 것이다.

 

아무런 저절로길이 없다.

 

한신대에 갔으니, 저절로 나는 시인이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본질을 깨우치고, 말을 아끼고 사랑하고, 단어를 사각형으로 만들고, 생각을, 의미를 사각형으로 만들고, 빛을 르네상스식으로 쪼이면, 금세 그것은 근사한, 지금의 포토샵 같은, 시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시는 나를 금세, 그때는 잘 몰랐던 경기도의, 화성의 갈대밭으로 나를, 어떻게, 옮기게 했고, 기계적인 수많은 갈대밭들 사이에서, 나는 살 수 있는지, 살 수 없는지, 누군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책을 갖고 기숙사를 지나는데, 그것이 한국책인 줄 알았다가, 일차대전, 독일 사람의 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제목이 깊은 갈대숲의 본질을 갖고 있는 것이라, 나는 사뭇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독일인의 사랑. 그것들도 모두 한국 사람의 책인 줄 알았는데, 파우스트 박사, 라이너 마리아 릴케, 별 헤는 밤, 스폰지 밥, 윤동주, 그들이 모두 한국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별 헤는 밤과 윤동주만 한국 사람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나이팅게일이라는 동화는 확실히 외국 것인 것 같았다. 나이팅게일 그렇게 발음하는 것이 내가 아는 어린 한국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파업 파업 총 파업. 그런 노래를 많이 불렀기 때문에, 파우스트 박사는 한국 사람 같기도 했고, 작가도 한국 사람 같았다. 경기도에는 뭐든지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진. 나훈아. 그렇게 알고 남해안을 여행하다가, 광양제철소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듯이. 우리는 한신대를 알고 놀라고, 한신성을 알고 놀라고, 한 명의 시인도 배출하지 못한 것에 놀라고 하는 것이다. 한신장군을 알고 놀라고, 그것이 마침내 하나가 될 것 같은, 칼 야스퍼스의 한신대적 상황을 깨닫고 놀라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 종합대학교가 있고, 옛날부터 있고, 그것이 인문대학을 가져서, 연오랑과 세오녀처럼, 남자 시인, 여자 시인 한 명씩을, 시대정신처럼 배출한다는 것은 연인, 그러니까 일종의 영예인 것이다.

 

우리는 죽음의 순열처럼 달리나, 송순열, 갑자기 한강으로 토해지고, 삼호선 오렌지빛, 이호선 국회의사당,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삶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내 가까운

 

내 가까운 시인이 있는지

 

윤건 갈색 머리의 기계적인 코드의 진행을 옆에 차고

 

그 모든 것이 한신성이 되어 가고 있는 시기에

 

한강의 불꽃놀이에

 

 

*

 

 

서울의 예쁜 소녀는 지금

 

한신성의 저절로길 안에서

 

로봇처럼

 

춤을 춘다.....

 

 

하지만 놀라지 말 것은

 

그것은 피닉스

 

필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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